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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는 가라! 캐나다, '캐나디아노'로 미국에 맞불

2025.02.27. 오전 11:34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캐나다에서 '아메리카노' 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캐나다 일부 카페들이 애국심 고취 차원에서 아메리카노를 '캐나디아노'로 바꿔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의 카페 벨렘은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를 지우고 캐나디아노를 써넣었다. 주인 윌리엄 올리베이라는 "캐나다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괴롭힘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본사를 둔 키킹 호스 커피는 SNS를 통해 캐나다 전역 커피숍에 '아메리카노'를 '캐나디아노'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 회사는 16년 전부터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음료를 캐나디아노로 불러왔다.

 

아메리카노는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 주둔 미군이 에스프레소가 너무 진해 물을 타 마신 데서 유래했다. '커피도 모르는 미국인'이라는 조롱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관세 폭탄을 던지고,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이라고 도발하자, 캐나다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산을 선택하라"고 촉구하자, 미국 여행 취소, 자국산 구매 운동이 확산됐다.

 

기념품 가게에는 '캐나다는 판매용 아니다'라고 적힌 옷이 등장했고, 캐나다산 상품 식별 앱도 개발됐다. 양국 하키 경기에서 캐나다 팬들은 미국 국기에 야유를 퍼부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캐나다 시민권 박탈 청원에는 24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 캐나다 국기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로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했고, 양국은 관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WP는 아메리카노를 캐나디아노로 바꾸는 운동이 2003년 미국의 '프렌치 프라이'를 '프리덤 프라이'로 바꾸려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당시 프랑스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자, 미 공화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음식 이름 변경을 제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