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정치

"민주당, 사법부 잡아먹으려 검은 혀 드러내"... 박형준, '천박한 민주주의' 작심 비판 쏟아낸 이유

2025.09.24. 오전 12:28
 박형준 부산시장이 24일,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며 현 정국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공식화한 박 시장이 연일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 시장은 해당 글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87년 체제가 4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로의 오르막길이 아니라 천박한 민주주의로의 내리막길로 페달을 밟고 있다"고 개탄하며, 이러한 '천박한 민주주의'가 '완장 민주주의, 선동 민주주의, 위선 민주주의'와 같은 가짜 민주주의를 등에 업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박 시장은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집권 세력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정조준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세종대왕이 법을 왕권 강화의 통치 수단으로 삼지 않고 백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았다'고 말한 것은, 바로 법의 지배를 법에 의한 지배로 바꾸려는 집권 세력에 대한 우회적 경고"라고 해석했다. 이어 "민주당은 사법부를 잡아먹기 위해 검은 혀를 드러내고 있다"고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대법원장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어 퇴진을 압박하다가, 거짓말이 드러나자 본인이 직접 수사받고 혐의를 벗으라는, 참으로 아이들 보기도 부끄러운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시장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여당의 정국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선거에서 다수를 얻었으면 제멋대로 해도 된다는 다수의 폭력이 올바른 민주주의일 수는 없으며, 절제와 관용,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잃는다면 이미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법의 지배가 아닌 법에 의한 지배를 용인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가 된다"고 덧붙이며 이념적 공세의 고삐까지 바짝 죄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의 이러한 초강경 대여 공세가 단순한 중앙정치 비판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다분히 전략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 정권 교체 이후 연이어 터져 나온 3대 특검 수사 및 해양수산부 이전 논란 등으로 부산 지역의 민심이 과거와 달리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우위를 점해 온 부산의 정치 지형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박 시장의 자극적인 언어 사용과 선명성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결국 3선 가도를 달려야 하는 박 시장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