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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운동, 다른 결과!…심장 건강 지키려면 '아침' 아닌 '저녁'에 움직여라

2025.09.09. 오전 12:18
 '운동이 심장에 좋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건강 상식처럼 여겨져 왔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 또는 75분 이상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말을 이어가기 힘든 정도)을 꾸준히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이 권장 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우리 심장은 정말 최상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일까? 최근, 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믿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운동의 '시간대'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매체 '퍼레이드'는 텍사스 심장 전문의 패트릭 키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저녁 운동은 단순히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넘어, 당신의 수명을 실질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저녁 운동'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 주장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2024년, 세계적인 당뇨병 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린 한 대규모 연구에서 나왔다. 이 연구는 약 3만 명의 비만 성인(이 중 3천 명은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음)을 대상으로 수년간의 운동 패턴과 건강 상태를 추적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많은 참가자 중 사망 위험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극적으로 낮게 나타난 그룹은 바로 '저녁 시간대(오후 6시~자정)'에 꾸준히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아침이나 낮에 운동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저녁' 운동이 이런 압도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일까? 해답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 즉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에 숨어있다. 이 생체 시계는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솔) 분비, 신경계 활동, 혈압과 혈관 기능 등 신체의 거의 모든 생리 활동을 24시간 주기로 정교하게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나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이미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아침 운동으로 몸에 부담을 주면, 혈압과 혈당이 더욱 불안정하게 치솟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반면, 저녁 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 호르몬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신체 상태에서 진행되므로 혈압과 혈당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에 순응하며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현명한 전략인 셈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저녁 운동이 꿀잠을 방해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이는 타당한 걱정이며, 전문가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심박수를 급격히 올리는 격렬한 운동은 잠자리에 들기 최소 2~4시간 전에, 가벼운 조깅이나 빠른 걷기 같은 중등도 운동은 최소 90분 전에는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질의 수면은 운동만큼이나 심장 건강 회복과 유지에 필수적인 기둥이기 때문이다.

 

저녁 운동이 심장 건강에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은 "어떤 시간이든,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낫다"는 사실이다. 저녁 운동이 이롭다는 연구 결과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자신의 생활 패턴과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가장 즐겁고 지속 가능한 시간을 찾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건강을 향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